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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알엑스·조선미녀 美 대박 뒤엔 이 회사 [영업이익 강소기업]

관리자 2023-10-13 조회수 1,346


지난해 3분기 매출액 461억원, 영업이익 50억원. 분기에 이 정도 실적이면 준수하다. 그런데 이 회사, 올해 3분기 예상실적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증권사 추산 3분기 매출액은 954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에 달한다. 상장사 ‘실리콘투’ 얘기다. 일단 회사명만 보면 반도체 관련 회사처럼 보인다. 그런데 화장품 유통 회사다. 국내 잠재력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북미나 유럽 시장에 소개하고 판매 대금이나 수수료 수입을 매출로 잡는다. 업계에서는 ‘K뷰티 글로벌 보부상’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실리콘투 어떤 회사?

반도체 유통 어려워지자 피벗팅

화장품 유통 회사 이름이 실리콘투?

사실 이름부터 좀 거리감이 느껴질 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창업자 김성운 대표가 2001년 회사 문을 열 때만 해도 이 회사 주력 사업은 메모리 반도체 유통이었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호황이라 창업 후 5년 만에 연매출 500억원대 회사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 업황은 수시로 변한다. 특히 업계 패러다임이 바뀌면 종전 재고 제품 가격은 폭락하기 일쑤다. 2010년쯤 아이폰 등장 당시가 그랬다. MP3, 전자사전, 디지털카메라 따로 사던 소비자 패턴이 스마트폰 하나로 합쳐졌다. 반도체 유통 시장은 위축됐다.

이때 김 대표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그때 눈뜬 곳이 화장품 유통업이다.

김 대표는 “당시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확인하고 2012년 무렵 화장품 유통업을 신규 사업으로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반도체보다 화장품 수출입 수요가 더 많았다. 2017년에는 아예 반도체 사업을 접고 화장품 유통업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리콘투가 최근 더욱 각광받는 건 탈중국 시도 덕분이다. 2016년 전후만 해도 중국에서 K뷰티 특수가 대단했다.

김 대표는 이런 현상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2016년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며 성장할 때 저는 하루속히 중화권 외 시장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미국 시장을 선점했고 올해 매출 4000억원 돌파가 예상되는 코스알엑스와 깜짝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선미녀 등과 함께 동반 성장 사례를 일궈냈다. 올해 상장에 성공한 마녀공장도 실리콘투 고객사 중 하나다.


창업자 김성운 대표


영업이익률 왜 높을까

해외 인프라 미리 마련…비용 절감

흔히 해외 유통 대행을 하면 이익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업체가 주력이고 실리콘투는 태생적으로 조력자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유통 대행 수수료 수입 정도가 전부일 수 있다. 그런데 실리콘투는 10% 이상 이익률을 내고 있다. 이를 회사 측은 ‘리소스(자원) 공유의 힘’으로 설명한다.

한국의 개별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하려 한다. 영업, 물류 창고, 배송, 현지 법규, 현지 창고, 현지 바이어 개발 등을 모두 자기 돈을 들여 해야 한다. 게다가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시행착오 비용은 덤이다. 그만큼 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브랜드 회사가 100개라면 영업 직원도 100명, 창고도 100개, 운송 계약도 100곳 등 각각의 회사가 해외 진출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며 “실리콘투는 해외 영업·유통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인프라 투자를 집행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가 늘어날수록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잠깐용어 참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폴란드에 물류센터를 보유했는가 하면 해상, 항공 운송을 적절하게 나눠 활용하면서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실리콘투는 해외 바이어로부터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들 바이어 입장에서도 수많은 한국 브랜드를 개별 발굴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이미 K뷰티가 2016년쯤 뜬다 해서 다양하게 해외 매장에 입점시켰다 반응이 안 좋아서 퇴출시킨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지금은 실리콘투를 활용해 될성부른 K뷰티 브랜드를 찾아내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바이어에게 채널 성격에 적합하며 현지에서도 인기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서 소개해주고 유통, 물류, 결제, 현지 규정 준수 등 현지 바이어 요구를 충족시키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빅데이터 컨설팅을 통한 신규 수익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리콘투는 온라인 쇼핑몰과 전산화된 시스템,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광범위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점점 국가 간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더욱 정교한 데이터를 쌓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컨설팅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유통의 핵심인 정교한 시장 안착 전망(포케스팅) 능력, 해외 지사 설립 시 잠재력 있는 틈새시장 발굴 가능성,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국내외 브랜드에 신뢰할 수 있는 지식 정보를 제공했고 그 덕분에 자연스레 유료화에도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그 외에도 로봇화된 물류 시스템(AGV), 프랜차이즈 구조로 해외 바이어를 관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면서 이익률을 높여가고 있다.


전 세계에 지사를 둔 실리콘투

약점은 없나

파트너 브랜드 독자 진출 선포 뼈아파

물론 유통 대행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기는 하다. 특정 브랜드를 꾸준히 관리하고 키워놨더니 실리콘투를 벗어나 직접 해외 진출을 결정한 사례도 꽤 있다. 더불어 실리콘투가 키운 인재를 브랜드 회사에서 빼가려는 시도도 적지 않았다. 실리콘투 노하우를 학습한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해 대규모 자금 투자로 과다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예상할 수 있는 위기 요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실리콘투의 경쟁력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김 대표는 “실리콘투는 대한민국 제품과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할 때 가장 저렴하고 간결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필수 파트너가 되려고 한다”며 “좋은 제품을 만들기만 한다면 해외 판매 유통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는 실리콘투가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