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wide K-Beauty Platform SILICON2
https://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389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원본 기사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김성운 대표는 한때 국내외 전자기기 업체들에 반도체를 유통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번창하던 그의 사업은 단숨에 위기를 맞았다. 최근 한국 반도체 업계가 맞은 위기를 10여 년 앞서 겪은 셈. 그는 한국 화장품에서 다음 먹거리를 찾았다. 그는 “이제 한국에서도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K뷰티의 가능성과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를 힘줘 말했다. 그의 말은 ‘한국 사람이기에 한국 제품을 응원해야 한다’는 단편적인 애국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실리콘투 물류센터
Q 이커머스의 기세가 상당합니다. 실리콘투가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이 대세이고, 저도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마존 세상, 쿠팡 세상에서만 살 수는 없어요. 인류의 삶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삶이 풍요로우려면 오프라인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필요해요.
온라인 플랫폼이 저렴해서 인기라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서비스 때문에 온라인을 선호하는 거예요. 사실 이마트가 쿠팡보다 싼 경우가 많아요. 그런 면에서도 오프라인의 잠재력이 있어요. 온라인에서 살 때보다 더 괜찮은 가치를 주면서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의 힘의 균형이 바뀌는 때가 또 올 거라고 봅니다. 우리가 온라인도 하지만, 아마존을 상대할 순 없어요. 저는 오프라인에서 K제품을 서비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Q 오프라인 물류의 효율화가 관건이겠습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고 싶어하지 않고요. 한국의 브랜드 100개의 판매를 전담할 수 있다면 상당한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규모의 경제죠. 미국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이 우리 창고를 통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받는다면, 아마존 수준의 효율을 낼 수 있어요.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론이 가능하면 결국 실현됩니다.
Q 오프라인은 지역성이 강합니다. 한 유통사가 그만한 규모를 만들 수 있을까요?
쉽지 않죠. 하지만 그렇게 될 겁니다. 말씀대로 오프라인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자가 있어서 해결이 안 됐어요. 비싼 가격을 만들어내는 부분이죠. 그런데 지금 계속 단순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에 맞서야 하거든요. 유통업자가 다섯에서 결국 하나가 되면, 아마존과 경쟁이 됩니다. 그렇게 가는 과도기라고 봅니다.
Q 제조업에 그늘이 짙습니다. 고정비를 낮춰 적당한 품질과 가격의 제품을 만드는 비즈니스가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K콘텐츠처럼 창작 중심의 산업에서 답을 찾더군요.
선진국들은 고급 소비재 브랜드를 갖고 있어요. 고유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소비재요. 문화적인 배경이 있어야 나올 수 있죠. 미국은 유럽의 소비재를 실용적으로 해석해서 중저가로 내놨고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도 이 시장에 진입할 만큼 문화가 성숙했다고 봐요. 이제 한국에서도 좋은 소비재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해외에 유통할 방법이 없었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 유수의 상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분들이 자원 사업, 플랜트 사업처럼 규모가 큰 비즈니스만 다뤄요. 소비재에 접근할 만한 디테일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원 사업은 바이어를 잘 잡아서 1년 계약을 맺으면 수천억 원 규모가 나옵니다. 그런데 화장품은 개당 수만 원이니까, ‘팔아서 돈이 될까’ 싶은 것이겠죠.
Q 처음 화장품 시장에 들어왔을 때 상황은 어땠습니까?
개인들이 유통을 맡고 있었어요. 해외에서는 K팝이 뜨면서 화장품 수요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물건을 공급할 창구가 없었어요. 그래서 작은 회사와 개인들이 아마존과 알리바바를 통해 제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사실 로레알, 에스티로더 같은 글로벌 화장품 회사도 유통이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전 세계에 있는 수십만 개 판매 채널에 접근이 가능한 유통사예요. 전 세계에 매대를 수백 만 개 정도 갖고 있습니다. 그 매대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사 모으는 겁니다.
아마존도 마찬가지예요. 판매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소싱하는 겁니다. 그러다 이제는 PB상품을 만들죠. 결국 팔 수 있는 것이 본질입니다. 팔 수 있어야 한다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 채 한국에선 브랜드만 만들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만 팔고, 또 없어지곤 했습니다.
한국산 제품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누군가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유통을 끼워 맞춰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했는데, 이렇게 주목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물건을 사서 팔고, 조금 더 잘 팔고,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사업가로서 당연히 하는 일이거든요. 제가 큰일을 한 게 아니라, 당연히 있어야 할 사업이 한국에 없던 것이라고 봐요.
Q 반도체를 유통할 때와 비교하면 어떤 게 같고 다릅니까?
반도체 유통도, 화장품 유통도 본질은 다르지 않아요. 다루는 품목이 다를 뿐이죠. 잘 만들어진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도달시켜 주는 일, 서비스업을 하는 거죠.
반도체 사업을 할 땐 삼성전자의 D램 메모리 제품을 사서 해외로 수출했어요. 그런데 아이폰이 나오면서 판도가 바뀌었죠. 아이폰 이전에는 전자제품의 종류가 많았어요. 전자사전, 디지털 카메라, CD 플레이어, 비디오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등 수많은 제품에 D램이 들어갔습니다. MP3 플레이어 만드는 회사가 수백 개였죠. 아이리버, 팬택 같은 회사가 있었고요. 대한민국 사람의 3분의 1은 전자 밥을 먹는다고 하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아이폰이 나오면서 이런 기업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한 곳이 살아남았습니다.
그야말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책에 나오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제까진 먹을 게 많았는데, 다음 날 일어났더니 치즈가 모두 사라졌어요. 반도체를 팔 곳이 없어졌어요. 어제까지 전화가 100통씩 왔는데, 이제 전화가 조용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경제위기에도 살아남는 기업이 있었습니다. 살아남는 맛집도 있었어요. 이들이 망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은 하루에 세 끼 밥을 먹어야만 하기 때문이에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소비재는 사람들이 눈을 뜨는 순간부터 써야 합니다. 반도체는 다릅니다. 휴대전화는 돈 없으면 10년도 참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즈가 사라지지 않을 산업, 소비재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잘하기만 하면 산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Q 가격 변동은 적지만, 사람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까? 트렌드에 민감할 텐데요.
그래서 저희가 B2C와 B2B 비즈니스를 함께 합니다. 반도체 유통을 하면서 B2B 유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잘 알고 있었어요. 유수의 B2B 반도체 유통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반도체 딜러들이 찾는 정보 웹사이트가 있었어요. 그런 전산 경험을 화장품 사업에 접목했죠. 이 업계에는 아직 그런 시스템이 없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화장품은 정형화하기 어려운 품목입니다. 반면 반도체는 D램처럼 품목이 정해져 있어서 정형화가 쉬웠어요. 정형화가 어려워서 딜러망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의 마음을 잡는 것은 힘듭니다. 그 일은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마케팅의 영역이에요. 그건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파는 일을 서툴렀지만, B2B 설계를 어떻게 하면 제품을 팔 수 있는지를 알려줬어요. 제가 해야 할 일은 소비자의 마음을 잘 잡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었죠. 같은 가격에 똑같은 제품을 줘도 더 잘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물건이 팔린다는 것을 증명하고, 물건을 가져다 놓을 수 있는 유통망을 갖춰 놓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Q 실리콘투가 다루는 품목 개수(SKU)가 1만 4천 개 정도예요. 그런데 D램은 스펙 따라 나눠도 종류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 유통을 할 때, 안 팔리는 제품은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았습니다. 1기가바이트(이하 기가) 제품을 갖고 있는데 2기가 제품이 나오면 가격이 떨어지겠죠. 그래도 팔아야 합니다. 8기가가 나오면 큰일나니까요. 한번은 10달러에 사서 0.6달러에 판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고 처분할 때 결정을 빠르게 해야 해요. 5달러에 산 제품을 3달러에 파는 일을 10년 넘게 했어요.
화장품 업계에서도 재고는 무서워요. 마냥 들고 있으면 전부 버리게 돼요. ‘문제가 생기기 전에 손해를 보더라도 물건을 처리한다.’ 실리콘투가 재고 관리를 잘하는 이유는 잘 버려서이기도 합니다.
Q K뷰티가 쌓을 수 있는 헤리티지라면.
미국에서 코스메틱이라고 하면, 메이크업을 말해요. 파운데이션을 하고, 색조를 입히는 겁니다. 반면 한국 사람에게 화장품이라고 하면 스킨케어의 의미가 더 강합니다.
외국인들은 스킨케어를 잘 안 해요. 우스갯소리로 ‘핸드크림만 발라도 피부가 좋아지겠다’ 싶을 정도죠. 스킨케어 제품은 부자들만 쓸 수 있을 만큼 단가가 높았고, 선택의 폭이 좁았어요. 그런데 K뷰티가 적당한 가격의 스킨케어 제품을 대량으로 내놨습니다. K뷰티에 열광하는 이유죠.
또 중요한 건 즐거움이에요. 화장품은 분명 생필품이지만, 화장대를 보면 쓰는 것보다 많습니다. 소비의 즐거움을 주는 제품이라서 그렇습니다. 립스틱만 봐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빨간색이지만, 자세히 보면 1에서 20까지 종류가 다양해요. 그런 다양성을 준 것이죠. 예를 들어 에스티로더 제품은 개당 15만 원이에요. 그런데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한국 화장품은 1만~2만 원입니다. 웹 서핑을 하다가, 관광을 하다가 얼마든지 ‘재미’로 구매할 수 있죠. 게다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이 터지니 한국 영상쟁이들이 해외로 나갈 길이 열렸어요. ‘스킨케어도 쉽게 쓸 수 있는 거구나’를 이분들이 만든 콘텐츠를 통해 알리는 겁니다.
Q K뷰티가 아직은 ‘20대 여성의 놀이문화’로 인식되는 듯합니다. 주류 문화로 클 수 있을까요?
K뷰티는 중국에서 첫 번째 흐름을, 그리고 이제 두 번째 흐름을 맞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노하우가 쌓이고 있습니다. K팝도 그랬어요. 강남스타일이 ‘키치’라고 하지만, 그 덕분에 BTS가 나왔다고 봐요. 강남스타일에서 유튜브 유통의 가능성을 확인했거든요. BTS도 처음엔 월드 투어를 다닐 돈은 없었다고 해요. 온라인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대박’이 난 겁니다.
K뷰티가 잘될 거라고 보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아직 경쟁자가 없습니다. 기술적으로 우리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경쟁자가 중국인데, 아직은 한국제품이 주는 만족감이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한국 생산시설이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만한 생산능력을 지는 곳이 없어요. (위탁생산을 해주는) 공장이 수천 개가 있습니다.
Q 중국을 상대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겠습니까?
가격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은 개인적으로 없다고 봅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아니에요. 인건비는 감당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도 모두에게 동일하게 물린다면 우리가 상대적으로 더 불리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미국산 제품과 경쟁할 때 불리하겠죠. 하지만 관세를 감안해도 미국산이 더 비쌉니다. K뷰티는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Q K뷰티 제품이 주류 브랜드로 올라서려면 ‘K’를 떼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적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봐야 한단 것이죠.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일부 K뷰티 브랜드들은 덩치를 키우면서 ‘K를 빼겠다’는 말씀도 하시고요. 개인적으론 ‘K’가 부끄럽지 않아요. 그만큼 파괴력이 있고, 영향력이 있으니 독특하게 ‘K뷰티’라는 이름을 붙인 것 아닐까요? 세상에 K뷰티와 K뷰티 아닌 것만 있는 겁니다. 아마존도, 세포라도 ‘K뷰티’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었어요. ‘K뷰티를 하위문화로 규정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겁니다.
"현재의 영업이익률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주위에서는 박수 칠지 몰라도, 영업이익률이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Q 왜 반도체 유통으로 시작했습니까?
스물아홉 살에 첫 직장(※기륭전자)에 입사했습니다. 셋톱박스 제조사였어요. 동기가 저 포함 세 명이었는데, 모두 해외 영업을 지원했어요. 제 토익 점수가 935점이었는데, 다른 두 명은 저보다 10점, 20점 높았어요. 그래서 저는 부품, 그러니까 반도체 해외 구매로 갔어요. 다른 동기들은 전자제품 완성품을 팔고요. 거기서 인생이 갈렸죠.
그리고 이제 전자부품 유통 시장을 봤습니다. 당시의 메카가 구로, 용산, 세운상가였어요. 그곳 사장님들이 매출을 많이 내시더라고요. 내가 IT 기반 벤처회사에서는 존재감이 없을 것 같은데, 반도체 부품 시장에서는 이분들만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유통 시장에 발을 들였고, D램 현물 시장에서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매출을 많이 냈어요.
그리고 2014년 화장품 유통을 준비할 때 화곡동, 동대문, 평택을 가봤어요. 화장품 한다는 분들을 다 만나봤는데, 역시 할 만하겠다는 판단을 했죠. 시장이 아날로그였어요. 도매 주문을 받는 현장을 제가 모니터링해 봤어요. 엑셀 파일에 행이 200개 정도 돼요. 그걸 모니터에 자로 대 가면서 한 행씩 단가가 맞는지, 수량이 맞는지 체크해요. 그렇게 2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확인한 파일을 바이어에게 보내요. 그러면 바이어도 그렇게 체크하겠죠. 그렇게 200행짜리 주문을 확정하는 데 일주일이 걸리더군요. ‘이래서는 한국 화장품이 해외로 확장하긴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반도체 유통업에는 전산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수요 예측 시스템, 트레이딩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걸 갖고 시장에 맞게 개선해서 화장품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죠. 내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 도매 시스템을 붙였어요. 그리고 역직구몰인 스타일코리안을 붙이고요. 그렇게 해서 바이어가 우리 시스템에 접속하면 한국에 있는 재고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재고를 잡아 둘 수 있습니다. 직원이 확인하고 출고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거의 제로예요.
Q 반도체 유통을 할 땐 ‘실리콘 원’이었나요?
‘실리콘’은 반도체 소재라서 넣었고, ‘2’는 다음 세대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회사 이름 바꾸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웃음) 결론적으로는 안 바꾸고 있습니다.
Q 최근의 실적을 보면 누구나 ‘성공한 기업’이라고 평가할 겁니다.
단발적인 성공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한 회사는 아니에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고 너무 많은 위험들이 보여요. 성을 지키는 장수는 자기 성의 약점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압니다. 바깥에서 보기엔 철옹성 같이 보여도, 장수는 성에 개구멍이 몇 개 있는지, 어디가 손만 대도 무너지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 부분들이 제 스스로 설득될 만큼 보완한다면 ‘나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가지만 예로 들면, 단기간에 숫자가 이만큼 올라왔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이 취약할 가능성이 높아요.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 세워 올렸으면 다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지지 못하면 무너지겠죠.
Q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기업은 여러 브랜드를 직접 갖고 있습니다. 실리콘투의 미래는 어떨까요? 지금처럼 생태계를 키워가는 모습일까요?
지금 답변드리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맞지만 미래에는 틀릴 수도 있으니까요. 상황에 맞게 전략을 바꿔가는 게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은 그렇게 할 생각이 없어요.
Q 시장을 혁신하겠다고 나온 회사들이 안타깝게도 파트너들을 더 쥐어짜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실리콘투는 지금처럼 결핍을 채워주는 파트너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영업이익률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주위에서는 박수 칠지 몰라도, 영업이익률이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